ㅇ 일시:2022.02.04 금 구름많음(최저1/최고13)

ㅇ 구간:프로미스타-Carrión de los Condes(18.8/34,087보)

ㅇ 숙소:Albergue Casa Espíritu Santo

출발준비 끝.

어제 거하게 먹고 느긋하게 일어나 커피까지 내려 마시고 9시에 출발했다.

추운 날씨에 순례자 고생한다고 격하게 환송을 해주신다.

앗, 깨굴이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프로미스타를 벗어난다.

해는 이미 떠오른지 오래다. 주위를 온전히 보며 걸을 수 있어 좋긴한데 끝없이 이어지는 평원뿐이라 딱히 좋을 건 별로 없다.

이 지역엔 가끔 이런 이동하며 물을주는 기구가 눈에 띈다. 굴곡이 없이 넓은 평원이라 이용이 가능 한것 같다.

오늘의 박지인 까리온이 18키로 란다. 그뒤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길 길 길…

오래된 표지석만이 덩그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순례자들의 거친 숨소리를 기다리며 묵묵히~

알베르게 건물이였지만 지금은 문닫은 건물엔 손목 조형물만이 덩그런히 놓여있다.

포블라시온 대 캄포스 마을을 지난다. 아침에 커피를 내려 먹고 와 바르엔 관심도 없다.

동네가 조용하다.

멀리 가지런히 조림한 나무들이 단정해 보인다. 저 앞으로 지나간다.

쏘세지 같은 부들이 펴서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방이 이 처럼 끝없는 평원이라 눈길 둘곳이 없다. 그저 땅바닥만 보며 묵묵히 걷고 또 걷는다.

볼수록 수로시설이 정말 잘 되어 있다.

다음 마을인 비요비에꼬를 지난다. 투명한 순례자상 만이 우리를 반긴다.

길가다 미루나무에 붙어 기생하고 있는 버섯을 하나 채취했다. 처음엔 나무에 왠 돌이 박혀 있나 했다.

비야르멘테르 마을. 원래 순례길은 저 마을 안을 지나가는데 우리는 새로난 길로 접어드는 바람에 다시 마을로 들어가 기존 순례길로 걷는다.

 

이집도 알베르게 였지만 지금은 문이 닫혔다. 여인의 조형물 사이로 염소와 당나귀만이 집을 지키고 있다.

이곳도 시골 마을은 빈집이 많고 오래 비어있어 쓰러져 가는 집들도 많다. 흙과 자갈을 이용해 쌓은 벽이 풍파를 견디지 못해 거칠게 파여져 나가고 있다. 보수를 하지 않으면 언젠가 도로에 지나가는 차량 진동에 쓰러져 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오래된 노송 세그루가 있는 쉼터가 나온다.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방울이 엄청나게 크다. 솔방울에 들어있는 씨앗도 잣 알 만큼이나 크다. 잠시 쉬며 간식을 먹고 출발한다. 다시 평원 위로~

다음 마을이 보인다.

역시 사람을 볼수가 없다. 도대체 다들 어디 간걸까. 집안에서 TV만 보고들 계신가.

아무리 급해도 추월은 안된단다. 순례자도 마찬가지 ㅎ

메세타 평원

드디어 까리온 마을이 보인다.

우리를 응원나온 수리

수리 한마리가 우리 머리 위를 빙빙 돌며 환영 인사를 한다. 기특한 것~

단군 어르신이 왜 여기 계신가 했다. ㅎ

우리만큼이나 씩씩해 보이는 순례자 상이다. ^^

장을 보러 슈퍼에 들렀는데 커다란 개와 함께 걷는 순례자를 만났다. 개 먹이만 4키로씩 지고 다닌단다. 아마도 노숙하며 다니는 듯하다. 대단하다.

오늘은 성당에서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알베르게다. 친절하신 수녀님이 자세히도 안내해 주신다.

알베르게 마당에 있는 예수님이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

자기정비를 마치고 시장봐온 빠에야를 전자렌지에 돌려 쏘세지와 함께 먹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점심도 안먹고 걸어왔다. 중간 간식을 먹어선지 배고픈줄도 몰랐다. 이제야 시장기가 몰려온다.

이어서 통닭을 안주 삼아 와인을 한잔했다. 간만에 먹어보는 통닭이다.

저녁은 한국에서 가져온 열라면을 끓여 먹었다. 전자렌지 밖에 없어 끓일수가 없어 계속 가지고 다녔다. 오늘 레시피를 찾아 드디어 끓였다.

레시피를 공개해 본다 ㅎ

1. 깊은 유리 볼에 라면을 넣고 스프를 반 정도만 넣고 찬물을 적당히 넣고 다른 유리접시를 덮어 전자렌지에 4분간 돌린다.

2. 4분후 꺼내 라면을 뒤집어 주고 간을 봐 스프를 가감한후(우리는 조금 더 넣었다) 다시 4분간 돌린다.

3. 꺼낼 때 그릇이 뜨거우니 조심해 꺼내서 맛있게 먹으면 된다.

끓는 물에 넣어 끓인 라면보다 더 쫄깃하고 맛나게 익었다. 이 방법은 전자렌지용 용기가 따로 없을때 끓여 먹는 방법이 되겠다. 한국 떠나온 후 제대로 매운맛을 봤다. 열라면 이였는데 정말 입안에 열이 펄펄 났다. 그동안 매운맛을 못보다 갑자기 매운면을 먹어선지 더 매웠던 것 같다. 얼마나 맛있었는지는 아래 표정을 보면 알수 있을 것이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8시쯤 다른 수녀님이 오셔서 직접 만드신 듯한 목거리와 한글로 된 기도문을 한 장씩 주고 가신다. 같이 사진도 찍고 내 사진을 따로 찍어서 본인 페이스북에 기념으로 올린다며 올린 사진을 보여 주신다. 글라시아스!!!

목거리는 고이 간직하다 귀국하면 제대로 된 줄을 끼워 성당에 다니시는 누님에게 드려야겠다. 그리고 그 사진을 수녀님 페이스북에 올려 드려야겠다.

여러가지 기억에 남을 일들이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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