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일시:2022.02.09 수 많음(최저-3/최고16)

ㅇ 구간:Leon-San Martin del Camino(24.6/38,428보)

ㅇ 숙소:Albergue Vieira

 

오늘 아침은 바나나, 사과, 요플레 각1개를 먹고 7시에 출발한다.

1,100년 전에 만들어진 San Isidoro 교회라고 한다. 어제는 이 길을 안와서 이제서야 본다. 다행히 카미노길이 이곳을 지난다.

로마네스크 양식이다는데 잘 모르겠고, 우예됐던동 특이하고 멋지다 ^^;

어제 들렀던 Parador hotstal San Marcos

Bernesga 강을 건너 도심을 빠져나간다. 역쉬 샛별은 늘 우리를 응원한다.

도심을 빠져나가며 동료가 신호가 온다 해 가까운 바르로 들어갔다. 들린김에 에스프레소 일잔 마시고 출발.

앞 검게 보이는 보도교를 건너야 하나 공사중이라 우회해 차도 옆 고가도로를 건너간다.

도심을 배경으로 한 오늘의 여명

동화에서나 본 듯한 토굴집? 곡물 저장고라고 하는데 가운데 세개 정도는 지금도 사람이 기거하는 집이다. tv안테나가 있고 문 앞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다.

토굴집 지붕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벵기도 한대 지나가고~

발베르데 마을의 교회라고 한다. 왠지 성당하고는 느낌이 틀리다. 현대식으로 조형된 전면부가 눈길을 끈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또 토굴이 나타난다.

현대식 아파트 건물 앞에 토굴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N120번 국도를 따라가는 오늘의 고행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잠시 국도 교차로를 우회하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지하도. 귀신 나올 거 같다 ㅋ

올레!!!

드뎌 300키로대를 벗어날 기로에 섰다. 1.8키로만 더 가면 200키로대로 접어든다.

발베르데 마을 끝자락에 마을 수호신인 황새가 지키고 있다. 혹시 얘네들이 발열체크도 하나? 새들만 가지고 있는 초능력으로 가능한 거 아냐? 그리고 문제가 있는 순례자가 지나가면 112로 콜 해서 그제처럼 경찰이 달려오는게 아닐까? 암튼 맘에 안드는 놈들이다.

저 순례자를 본받아 아무 생각없이 가자.

다음 마을인 San Miguel이다.

같은 이름의 맥주가 있는데 이 마을에 맥주와 관련된 건 아무것도 안보인다. 국도로 쌩쌩 달리며 매연을 뿜는 차들만 보인다.

또 토굴이 보인다. 이곳은 농작물의 저장고로 쓰이는게 맞는 것 같다. 천연 냉장고 같은 기능을 충분히 해낼 것 같다. 강원도에도 감자를 저장하는 이런 토굴이 가끔 보인다.

오늘은 정말 힘들고 따분한 구간이다. 차량 통행이 많은 국도변을 따라 계속 걸어야 한다. 주변에 볼 것도 없고 지나가는 차량 소음과 매연만 가득하다.

표지판을 보면 ‘Castilla y Leon’이 보여야 하는데, ‘Castilla y’ 글자만 락카로 지워져 있다. 이전에 카스티야 지역을 걸을 때는 반대로 ‘y Leon’이 똑같은 방법으로 훼손되어 있었다. 누군가 장난을 한게 아닌가 싶었는데 오늘 레온을 지나가면서 생각해 보니 이곳에도 지역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 역사적으로 두 지역이 원하지 않는 합병으로 지워지지 않는 앙금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참으로 어려운 지역감정 문제. 과연 두지역의 지명이 깨끗하게 보이도록 치유될 날이 있으려나…

걷는 길 옆으로라도 볼거리가 있으면 참겠는데 요래 황량한 들판뿐이다. 이곳도 경작되지 않고 버려지는 땅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시골에도 휴농인 땅들이 많이 늘어났다. 농사 지을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소농인 농촌에서 아무리 애써봐야 직장 생활하는 도시인들의 수입을 따라 갈수 없기 때문이리라. 겨우 먹고 살 양 밖에 수확할 수 없는 실정이니 젊은이 들이 시골을 떠날 수 밖에 없다. 고향에 아직도(?) 살고 있는 친구가 올해 64세인데 마을 청년회장을 하고 있다. 손주가 있을 나이에 왠 청년회장? 50여 가구가 있는 마을인데 애기 울음 소리를 들어 볼수가 없다. 그나마 울음소리가 들리면 여지없이 다문화 가정의 아이다.

스페인은 우리나라의 약5배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인구는 오히려 천만명 정도가 적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도시로 나간다면 머지않아 이나라 국토도 이런 황무지로 변해가지 않을 까 걱정된다.

초등학교 교정인 듯. 심각한 표정의 순례자 앞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이 한가로워 보인다.

여기는 새들의 아파트이다. 전에는 기생식물이 였는데 오늘은 새집이다. 택지 개발해 단체로 이주한 모양이다.

으으으~

드뎌 200키로대로 들어섰다. 가즈아~~~

길가다 통신용 광케이블 접속하는 통신사 직원들을 만났다. “올라, 나도 한국의 최고 통신사 kt에서 근무 했어.” 라고 하니 엄지척을 해보인다.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하니 자연스레 포즈를 잡는다.

“Buen trabajo.”(수고해)

오래된 흙벽집이다. 덕지덕지 보수는 했지만 빈집인 것 같다. 보통 이런집은 매물로 나와있다.

마을을 지나며 잠깐 도로변을 벗어나 숲길로 들어선다. 역쉬 공기가 틀리다.

그런데 숲 길을 빠져나오자 길에 이런 것들이 보인다. 처음엔 밭에서 골라 낸 돌 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무우 같기도 하고, 콜라비 같기도 하다. 생긴 모양이 울퉁불퉁, 상품성이 없어 내다 버린 것 같다.

음석을 두고 그냥 못 지나가는 성격에 칼로 껍질을 까 맛을 본다.

“와, 콜라비네!” 손에 든 것은 그나마 작은 걸 골라서 깍은거고 대부분은 어른 머리통 만하다. 콜라비 맛인데 더 단맛이 많이 난다. 일단 스페인 콜라비 인걸로. 하나를 깍아 맛나게 먹었다.

조금 더 가니 여기도 옥수수를 수확하지 않고 방치해둔 밭이 많이 보인다. 혹시 옥수수는 수확하고 옥수수대만 남은 거 아닌가 확인해 봤는데 이렇게 멀쩡하게 옥수수들이 달려있다. 나중에 수확하려고 남겨둔 것인지, 수확을 포기한 것인지 알수 없지만 안타깝기만 하다. 힘들여 일년 농사를 지은건데…

 

드뎌 오늘 구간의 종점인 San Martin이 보인다. 길은 여전히 국도 옆길.

오늘의 알베르게 Albergue Vieira 에 도착.

체크인을 하는데 오늘도 우리 밖에 없는듯. 아싸~

자기정비 후 알베 마당에서 따뜻한 햇빛 쏘이며 맥주한잔으로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친절하신 여사장님과 사진도 찍고~

그런데 잠시 후 이런 카트를 허리에 묶고 걸어오는 순례자가 나타났다. 헉!!! 모지???

견적이 잘 나오지는 않지만 50대 후반 쯤 되어 보이는 여성분이다.

이곳에 유할 모양. 짐을 푼다.

 

빨래를 둘러보러 나갔는데 알베 뒤 하늘에 독수리 떼가 하늘 가득 나타났다. 뭔가 먹이감이 생긴 모양. 까마귀들과 먹이 다툼을 하는지 뒤섞여 춤을 춘다.

세탁물을 걷어 들어왔는데, 나 혼자 있어야 할 방에 문제의 아줌마가 자리를 펴 놓고 샤워를 하러 간 모양이다. 헐, 이런이런. 우째 처신을 해야 하노. 그동안 많이 읽어본 순례기를 통해 남여 구분없이 침실을 사용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현실이 될 줄이야. 잠시 후 샤워를 끝낸 그분이 들어온다. 올라!

오히려 그분은 아무 상관없다는 듯 잠옷 바람에 본인 볼일을 보고있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피곤한데 시에스타다.

그분은 밖으로 나가는 것 같다.

시끄러워 깨 보니 순례자 한 명이 더 왔다. 이방은 이층 철침대가 두개 있어 내명이 잘수 있는데, 내 침대는 나 혼자, 남은 침대 1층에 새로온 남성, 이층에 여성분이 자리 잡았다. 내 침대 이층엔 내가 짐을 펼쳐 놔서 반대 침대로 간 것 같다. 천만 다행.

오늘 저녁은 알베에서 먹는다. 건너편 후배 옆에 자리 잡은 분이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오셨다는 무쟈게 말 많은 구루마 아줌마, 그 건너편이 벨기에에서 오셨다는 과묵한 젊은이다. 이것저것 간단하지만 궁금한 얘기들을 나누며 주인 아주머니의 맛난 음식을 배 터지게 먹었다. 오늘은 그나마 7시에 식사를 시작해 잠자는데 큰 무리 없을듯.

끝까지 혼자 남아 이 글을 정리하며 비노틴또를 거덜 내고 있다. 주인 양반들은 들어가며 불 끄라는 당부와 함께 들어간지 한참이다. 이제 나도 그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그런데 이집이 다 좋은데 와인잔이 맘에 안든다. 이건 아니지, 막걸리 잔에 와인을 마시는 건 예으가 아닌디~

알베 한쪽 벽을 장식한 여러 나라 국기가 있는데, 깃발의 크기나 위치 만으로도 스페인에서의 우리나라의 위상을 알수 있을 듯 하다. 뿌듯한 마음으로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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